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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평론] 한국 뮤지컬 평론이 존재하는가?





한국 뮤지컬 평론이 존재하는가?

비평은 창작자와 수용자 사이에서 객관적 관찰자로서 존재한다.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외로운 천재를 지지하며, 관객들에게 좀더 나은 선택을 유도한다. 하지만 한국 뮤지컬계에서 그러한 평론의 역할은 미미하다. 인문학이 위기이고 각 장르의 비평 역시 같은 길을 걷고 있다손 치더라도 뮤지컬계에서 비평의 자리는 유독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된 비평이 없다는 것에 대한 불만은 관객뿐만 아니라 제작사에서도 나온다. 흥행 이외에도 창작된 작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싶어 하지만 현재로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자리가 적당하지 않다. 이번 기획은 한국 뮤지컬 평론이 미약하다는 전제 하에 출발한다. 한국 뮤지컬 평론의 위치를 점검하자는 것인데, 좀더 정확히 말하면 어느 정도나 열약한지를 살펴보는 기획이다. 그러나 그 목표점까지 부정적이지는 않다. 현황의 파악은 모든 대안의 도출에 선행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일반인과 관계자들의 설문을 통해 뮤지컬 비평의 현단계를 살펴보고, 가장 대표적인 뮤지컬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원종원, 조용신에게 한국 뮤지컬 평론의 길을 물었다.

뮤지컬 비평,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뮤지컬 평론 현황과 전망

한국 뮤지컬 평론의 위치는 어디인가? 이번 기획을 위해 공연 관계자 및 일반인(BC 라운지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관계자의 경우 각 뮤지컬 제작사와 공연장 관계자들에게 이메일로 설문을 보내서 총 36명이 응답해주었다. 일반인들의 경우는 8월 11일 <브로드웨이 42번가> BC 라운지 스페셜 데이에 참가한 관객을 대상으로 기자들이 일대일 개별 설문을 실시하여 107명의 답변을 받았다. 이를 기본적인 데이터로 현재 한국 뮤지컬 평론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점검해보기로 한다.

일 반 관 객 설 문
설문 일시 및 장소 : 8월 11일 LG아트센터 로비
대상 : BC 라운지 스페셜 데이 <브로드웨이 42번가> 관람 관객 대상 107명
나이대 : 10대 2명/ 20대 55명/ 30대 33명/ 40대 3명/ 50대 이상 5명/ 무응답 11명
성별 : 남자 27명/ 여자 78명/ 무응답 2명
한 해 뮤지컬 관람 편수 : 5편 미만 47명/ 5~10편 29명/ 10~20편 15명/ 20편 이상 12명/ 무응답 4명

뮤지컬 비평가의 위상
문학이나 영화, 연극, 미술 등 전 분야에 걸쳐 비평의 위기를 넘어 죽음을 이야기한다. 뮤지컬 비평의 위치는 말할 것도 없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뮤지컬 시장이 산업화에 이르렀다고 봤을 때, 뮤지컬에 비평의 자리가 정립될 여유가 없었다. 1990년대 진지함에 대한 욕구가 남아있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뮤지컬 비평은 연극 비평의 하위 단위로서 연극 평론가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1990년대 초반의 뮤지컬 비평들은 주로 대중들의 호응 속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뮤지컬 장르에 대한 사회현상을 주로 다루었다. 「뮤지컬 인기 당연한 추세다」(김방옥, 스포츠서울, 1988년 1월28일자),「뮤지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김우옥, 문화예술, 1993년 2월),「최근 뮤지컬 바람이 말해주는 것」(이영미, 창작과비평, 1994년 여름호)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작품 비평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 모두(冒頭)에 당시 뮤지컬 붐 현상을 언급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뮤지컬 시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비평은 그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일간지에서는 평론가를 하나둘 배제하면서 현재 대부분 문화부 기자들이 직접 리뷰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한 기자가 3년 이상 장기간 문화부를 담당하는 매체도 있지만 적지 않은 일간지에서는 1~2년 단위로 보직이 변하게 되기 때문에 일간지 기자가 전문성을 가지고 공연 리뷰를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다 보니 작품 리뷰의 양도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엄정한 평가보다는 작품에 대한 해석이나 설명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몇몇 일간지에서 전문 비평가들에게 지면을 할애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현재는 모든 일간지에서 공연 담당 기자들이 리뷰를 담당하고 있다. 파이낸셜 뉴스만이 ‘원종원의 올댓뮤지컬’이라는 코너에서 리뷰를 포함한 각종 뮤지컬 관련 글을 소개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 뮤지컬 평론가라는 직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원종원과 조용신은 국내의 대표적인 뮤지컬 평론가이다. 이들은 80년대 대학 시절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마니아로부터 출발하여 지속적으로 뮤지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저술 활동과 오랜 해외 경험, 국내에서 번역을 비롯한 다양한 뮤지컬 관련 업무들을 거치면서 이제는 평론가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이외에 뮤지컬 평론가로 인정받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공연 관계자들에게 국내 매체에 뮤지컬 공연평을 쓰는 필자(평론가 및 기자) 중 신용하는 사람 수를 물은 결과 36명 중 약 70%(25명)가 3인 이하라고 답했다. 5인 이하가 17%(6명), 10인 이하가 3%(1명), 그리고 단 한 명도 없다는 의견도 11%(4명)나 나왔다.
대중들에게도 뮤지컬 평론가의 존재는 낯설다. 일반인들에게 원종원, 이수진(『뮤지컬 스토리』 공동 저자, 뮤지컬 평론가), 이영미(본지 리뷰 담당 필자, 대중문화 평론가), 조용신 등 네 명의 이름을 거명하고 이들 중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 있거나 글을 읽은 적이 있는 경우를 물었다. 절반이 넘는 59명(55%)이 이들 중 한 명도 모른다고 답했다. 네 평론가 중 원종원(23명), 이수진(15명), 조용신(12명), 이영미(9명) 순으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들에게 원종원에 대한 인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공연 관계자들에게 비평가의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조용신이 원종원보다 근소한 차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들에게 주관식으로 신뢰하는 평론가에 대해 묻자 조용신(8명), 원종원(7명), 박병성(4명, 본지 편집장), 박돈규(3명, 조선일보 공연 담당기자), 최민우(2명, 중앙일보 공연 담당기자), 김영주(2명, 본지 기자), 이수진(1명, 뮤지컬 스토리』 공동 저자, 뮤지컬 평론가), 허순자(1명, 서울예술대학 연기과 교수, 연극 평론가) 순으로 대답했다.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의견도 8명이나 됐다. 공연 리뷰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이 많은 관계자들 중 22%가 신뢰하는 뮤지컬 필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답한 것이다. 인지하는 뮤지컬 평론가의 수도 매우 적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신뢰하는 정도도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 뮤지컬 비평 무엇이 문제인가
여기저기서 비평의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뮤지컬 비평의 경우는 탄생조차도 거론하기 힘든 셈이다. 뮤지컬 분야에서는 몇몇 작품들에 대한 놀라운 혜안과 안목으로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서술한 비평문이 없지는 않았지만, 전문적인 비평이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비평 인력의 부족이다. 앞의 설문에서도 드러났듯이 관계자들 중 80퍼센트 이상이 국내에서 뮤지컬 필자로 인정할 수 있는 이가 3인 이하라고 생각하는 실정이다. 물론 뮤지컬 비평을 하는 데 자격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비평가는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고 그것을 글로 서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면 된다. 그러한 안목을 지니기 위해서는 많은 수련과 경험이 수반되어야 한다. 혹은 예민하고 섬세한 예술적 안목을 가진 천재 비평가가 등장할 수도 있다. 그 어떤 경우든 쉽지는 않다.
게다가 현재 상황에서는 뮤지컬 평론가들이 활동하기가 힘들다. 일간지의 경우 예전과 같이 전문 비평가에게 지면을 내어주지 않는다. 또한 내어준다고 해도 원고지 10매 이하의 매우 적은 지면만을 허락할 뿐이다. 종합예술인 뮤지컬을 엄정하게 판단하려면 스토리와 음악, 그리고 안무와 무대장치, 배우들의 연기 등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지면이 요구된다. 그러나 일간지를 제외하고 현재 뮤지컬 리뷰를 싣고 있는 매체는 주간지는 「주간동아」(격주에 한번씩 뮤지컬 리뷰), 공연 전문지 중에서는 「더뮤지컬」(고정 1~2편), 「객석」(비고정), 「한국연극」(비고정), 「플레이빌」(비고정) 등이고 계간지인 「공연과 리뷰」나 「연극평론」에서 비고정적으로 리뷰를 다루고 있다. 공연장에서 발행하는 회원지 중에서는 성남아트센터에서 발행하는 「아트뷰」가 이러한 성격의 잡지 중에서는 유일하게 타 공연장 작품들의 리뷰를 게재하고 있다. 충무아트홀의 「아트홀릭」이나, 예술의전당의 「뷰티풀 라이프」, 국립극장의 「미르」 등은 자신의 공연장에서 올리는 작품을 프리뷰로 소개하는 데에만 그치고 있다.
비평은 매체와 깊은 관련을 맺을 수밖에 없다. 영화 이론과 비평을 선도했던 「키노」와 고급 드라마 비평저널을 지향했던 「드라마틱」은 비록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영화와 드라마 비평의 창구가 되어 주었다. 같은 이유로 뮤지컬 전문지인 「더뮤지컬」에 그러한 역할을 기대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더뮤지컬」은 뮤지컬계 테두리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 언론처럼 자유로운 발언을 하는 데는 애로사항이 있다. 「더뮤지컬」은 태생적으로 뮤지컬계와 동료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론 혹은 비평으로서의 성격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공연 관계자에게 비평문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했더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수긍하는 편이다’가 6명, ‘보통이다’가 24명, ‘수긍하지 않는 편이다’가 6명이었다. ‘매우 수긍한다’와 ‘전혀 수긍하지 않는다’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가 쓴 글이라고 해도 뭔가 특별한 것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는 비평문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 42%(15명)가 그런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의 제기 이유로는 잘못된 내용(6명), 비판의 근거 부족(5명), 글의 논조(2명), 기타(2명) 순을 들었다. 이는 전문적인 필자가 부족하고, 필자의 능력을 의심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뮤지컬 평론계에도 영화판의 정성일 같은 평론가가 등장해야지만 뮤지컬 평론이 좀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비평을 통해 무엇을 바라나?
<올리버>의 작곡가 라이오넬 바트(Lionel Bart)는 평론가가 할 일은 ‘좋은 공연이니까 가서 보시오, 또는 사기극이니 보지 마시오’라는 두 가지 말 사이의 선택이라고 했다. 영화잡지에서 시도했던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들거나 아래로 내려서 작품을 평가하던 방식을 원했던 셈이다. 비평은 어느 정도 작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는 추천의 기능을 포함한다.
브레히트는 ‘묘사는 많이 하고 판단은 덜해야 한다’고 하면서 비평문이 평가보다는 설명에 치중해야 한다고 했다. 브레히트는 관객들 스스로가 판단을 내리기를 바랐던 만큼 그 자체로 해답을 주기보다는 묘사를 통해 질문을 던지게 하는 비평을 선호했는데, 이는 브레히트의 극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통 비평은 사실과 논평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현재 지면이 점점 줄어들면서 사실보다는 논평에 무게를 두게 되는데, 전문성이 부족하다 보니 사실을 나열하는 데 그치고 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온라인 등을 통한 비평의 지면은 많아졌지만 전문 비평은 줄어들어서 보도자료를 편집한 것 같은 ‘보도자료 비평’이 횡행하기도 한다.
비평을 통해 어떠한 점을 얻기를 바랄까? 대중들은 비평을 통해 ‘작품의 정보를 제공받아 작품 선택의 도움을 받기(36%)’보다는 비평을 통해 좀더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52%)’할 수 있기를 바란다. 관계자들 역시 평론이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측면을 관객들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53%)을 들었다. 티켓 판매(22%). 작품 수정 보완(14%)이 다음 순으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미국 평론가 에릭 벤틀리는 ‘공연평은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유지시키는 데 공헌한다’고 했다. 창작자와 관객만 있어도 공연은 지속된다. 하지만 어떤 공연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쇠퇴하는 일간지 저널리즘
브로드웨이에서는 「뉴욕타임즈」에 실리는 공연 비평의 영향력이 대단하다. 「뉴욕타임즈」의 어떤 기사가 났느냐에 따라 티켓 판매가 달라진다. 물론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나 <맘마미아>는 비평가들의 호의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지금까지도 흥행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한 몇몇 예외적인 경우가 있지만 비평가들의 혹평을 견뎌내는 맷집 좋은 작품들이 많지는 않다. 가장 큰 공연 시장을 가진 브로드웨이에서 일간지 비평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일간지 비평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당시 공연을 기획했던 한 관계자는 “갑자기 예매 전화가 폭주하면 일간지에 기사가 난 것”이라며 특히 조선일보 기사의 영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의 상황이 상당 부분 달라졌다.
공연을 선택할 때 가장 참고하는 매체를 묻는 질문에 ‘TV나 라디오, 일간지 등 각종 매체 관련 기사’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공연을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각종 매체 관련 기사보다는 관객 평가에 의존해서 작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에 10편 미만으로 뮤지컬을 보는 관객들은 ‘매체 소개기사를 참고하는 사람(39%)’이 ‘관객들의 평가에 의존하는 사람(26%)’보다 많았다. 그러나 10편 이상의 뮤지컬을 보는 응답자들은 ‘관객 리뷰에 의존하는 사람(40%)’이 ‘매체 소개 기사(26%)’보다 더 많았다. 전체적인 정보는 매체 기사를 통해 작품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공연을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매체 평보다는 관객들의 리뷰에 따라 작품을 선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로 공연평을 보는 매체에 대한 조사에서도 관객 리뷰에 대한 반응이 절대적이었다. 공연을 보는 횟수와 상관없이 모든 계층에서 ‘일반 블로그나 동호회, 티켓 예매처에 올린 리뷰(70%)’를 가장 많이 본다고 응답했다. 그 다음이 공연 전문지(12%), 일간지(9%), 아무 것도 보지 않는다(7%) 순이었다. 일간지와 공연 전문지를 비교할 때 전체적인 합계는 공연 전문지를 참고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1년에 5편 미만으로 공연을 보는 사람들의 경우에만 공연 전문지(3명)보다 일간지(6명)를 참고하는 비중이 높았다(5편 이상 보는 관객들 중 일간지 리뷰를 주로 보는 사람은 4명, 공연지 전문지 리뷰를 주로 보는 사람은 10명이었다). 즉 공연을 즐겨보는 사람일수록 공연 전문지에 실린 리뷰를 참고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한다면 공연을 자주 즐기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는 아직도 일간지의 비평이 더욱 영향력이 있다는 결과이기도 하다.

관객 리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대중들은 일간지도 아닌, 공연 전문지도 아닌 관객들이 직접 쓰는 리뷰를 가장 많이 본다. 앞선 설문에 의하면 대략 70퍼센트가 관객 리뷰를 가장 많이 본다고 답했다. 공연 관계자들 역시 관객 리뷰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않는다. 공연 관계자들 중 58퍼센트(21명)가 티켓 구매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체가 ‘관객 리뷰’라고 답했다. 관객 리뷰를 구체적으로 구분해보면 ‘티켓 예매 사이트의 별점 리뷰(13명)’, ‘개인 블로그 리뷰(4명)’, ‘인터넷 동호회 리뷰(4명)’ 순이었다. 이에 비해 일간지가 가장 영향력 있다고 답한 관계자는 응답자의 31퍼센트(11명)로 이는 ‘관객 리뷰’ 전체는 물론 36퍼센트를 차지한 ‘티켓 예매처 별점 리뷰’보다도 낮은 수치였다.
관계자들은 예매 사이트의 별점 리뷰가 티켓 판매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관객들의 대답은 공연 관계자들의 예측과는 달랐다. <표7>의 설문에서처럼 티켓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각종 매체의 공연 소개’라고 응답한 비율이 관객 리뷰(동호회, 개인 블로그, 티켓 예매 별점)보다 8명이나 더 많았다. 관객 리뷰는 동호회 리뷰, 개인 블로그, 티켓 예매 별점을 모두 포함한 것인데 모두 포함한다고 해도 TV나 공공 매체의 공연 관련 소개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실제 예매 사이트의 별점 리뷰를 보면 대부분의 작품들이 별 4개 이상을 주고 있어 각 작품들끼리의 변별력이 없었다. 단순히 이것만으로 좋은 공연을 선택하기가 힘들었다.
관객 리뷰의 특징은 바로 대중들이 얼리어답터의 입장에서 그들의 눈높이로 작품을 설명한다는 것이다. 매우 쉬운 용어를 사용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한 리뷰를 올리기 때문에 현학적이고 전문적인 표현 때문에 애를 먹을 필요가 없다. 그리고 비교적 충실하게 쓴 관객 리뷰를 몇 편 검토하다 보면 대략적인 작품 분위기를 알 수 있게 된다. 또 하나 일간지를 비롯한 매체에서 리뷰를 쓰는 대상 작품은 그렇게 다양하지 못하다. 주로 대형 작품이나 이슈가 될 만한 작품들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거의 모든 작품에 대해 관객 리뷰를 어디엔가 누군가가 달아놓았다.

그러나 역시 한계는 있다. 관객 리뷰는 아무래도 전문가들의 평에 비해 깊이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단 몇몇 파워 블로거들은 지면에 구애받지 않고 깊이 있는 글로 많은 독자들이 찾기도 한다. 게다가 이들은 비교적 공연계의 인맥으로부터 자유로워 비교적 솔직한 평을 남길 수 있다. 이번 설문에서 공연 리뷰에 대해 일반 관객들은 ‘이해하기 힘든 내용(40%)’과 ‘냉정하지 못한 평가(34%)’를 가장 큰 아쉬움으로 생각했다. 관객 리뷰는 그러한 면에서는 훨씬 친화력이 있다. 대중적인 파워를 형성하지기는 힘들겠지만 독립된 영역에서 대안 비평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관객 리뷰가 부재하다 싶은 뮤지컬 비평의 작은 활력소는 줄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새로운 대안이 되기는 힘들다. 관객의 눈높이에서 작품 선택의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끌어가는 수준까지는 되지 못한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열린 공간은 점점 지면이 부족하고 비평의 영역이 줄어들고 있다. 전문성과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매체의 매력을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어떻게 전문가들에게 질 좋은 리뷰를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하느냐이다.

글| 박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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