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김선경, 뮤지컬 대상 시상식에서 8회부터 3년간 인기상을 수상한 대표적인 뮤지컬 배우이다. 단아하고 지적인 외모 때문에 공주 배역은 캐스팅 1순위이지만 그동안 맡은 배역들은 실로 다양했고 때로는 엽기적이라 할 만했다. <넌센스 잼보리>에서는 선머슴 같은 로버트 앤 수녀로 변신했고, <투맨>에서는 1인 다역을 능청스럽게 연기했으며, 그동안 남자 배우들이 주로 맡았던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었다. 그녀의 변신은 신선함을 넘어선 충격이었다. 특히 그녀는 1인 다역의 달인이라고 할 만큼 캐릭터 변신에 능했다.
<그녀만의 축복>은 자신의 자서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한 작품으로 오직 혼자만이 등장하는 모노 뮤지컬이다. 그녀의 장기인 1인 다역으로 또 다른 도전을 한다. 연극에서는 종종 모노드라마가 공연되곤 한다. 역량 있는 배우 한 명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1인극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그러나 노래와 춤이 있는 뮤지컬에서 1인극은 아무래도 생소하다. 일단 음악적인 면에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솔로로 한정될 수밖에 없어 기존의 작품에 비해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한 명의 배우가 김선경이라면 성급한 판단은 잠시 유보해도 좋다. 모노드라마 <벽 속의 요정>에서 김성녀는 순간순간 절묘한 변신과 또 안정되고 아름다운 노래로 감동을 자아냈다. 음악과 드라마가 있는 모노 형식의 극도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그녀만의 축복>은 이제 한 여자로서 김선경이 겪어온 경험들을 로맨스 중심으로 풀어간다. 김선경과 개그콘서트 작가였던 김은미가 머리를 맞대고 극으로 풀어낸 것이다. 배우이기 이전에 여자인 김선경은 이 작품을 통해 다양한 호칭으로 불린다. `아내, 며느리 그리고 아줌마` 그녀를 떠올리면 왠지 어색한 호칭이지만 현실 속에서 불리는 그러한 호칭들이 어떻게 극 속에 녹아들지 관심을 모은다.